작성일 : 20-08-04 13:14
앞서 [‘일반상대성이론’과 ‘칸트에 있어서 선험적(先驗的 , transzendental)’ 이란 말의 의미]에 대한 보충 설명
 글쓴이 : 곽윤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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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일반상대성이론’과 ‘칸트에 있어서 선험적(先驗的 , transzendental)’ 이란 말의 의미]에 대한 보충 설명

곽 윤 항


아인슈타인은 위로 가속되는 승강기를 통과하는 빛을 상상함으로써 빛이 중력에 의해서 휜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는 중력 대신 휜 시공간을 상상했다. 그래서 빛이 중력에 의해서 휜다는 생각 대신, 빛이 휜 시공간으로 인해서 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기서 ‘시공간이 휘었다’는 생각은, '위로 가속되는 승강기를 통과하는 빛'을 상상함으로써 유도된 생각임을 알 수 있다.
‘위로 가속되는 승강기를 통과하는 빛’은 경험에서 접할 수 있는 생각이다. 이런 경험적 생각을 통해서 ‘시공간이 휘었다’는 생각이 유도되었기 때문에, ‘시공간이 휘었다’는 생각은 경험으로부터 독립이라고 할 수 없다” 라는 주장을 할 수도 있다.
경험적 생각을 통해서 ‘시공간이 휘었다’는 생각을 했다하더라도, 실제로 ‘시공간이 휘었다’는 것을 경험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시공간이 휘었다’는 것은 경험으로부터 돌립적이다. 즉 경험으로부터 유도된 생각이 아니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시공간이 휘었다’고 하는 것은, 실제로 ‘시공간이 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시공간이 휘었다’는 것을 전제할 뿐이다. 그런 전제하에 물리현상을 설명하는 것이다. 시공간이 평평하다고 전제하고 물리현상을 설명해도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단지 ‘시공간이 휘었다’고 전제하고 물리현상을 설명하면, 시공간이 평평하다고 전제하고 물리현상을 설명하는 것보다 편리할 뿐이다.

어떤 물리학자들은 ‘공간과 시간은 없다’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공간과 시간이 존재한다는 증명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공간과 시간이 존재하는 것조차 알 수 없는데 ‘시공간이 휘었다’는 것을 어떻게 경험 중에서 접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시공간이 휘었다’는 것은 경험으로부터 독립된 생각이라고 말하는 것이 옳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시공간이 휘었다’는 것은 경험으로부터 독립된 생각이지만, 경험적 생각을 통해서 ‘시공간이 휘었다’는 생각을 한 것처럼, 칸트에 있어서도 공간과 시간은 경험으로부터 독립된 생각이지만, 경험적 생각을 통해서 공간과 시간을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아보기로 하자.

칸트는 "시간과 공간은 심성의 주관적 성질일 뿐이라서 이런 성질 없이는 (심성과 독립해서) 공간이니 시간이니 하는 객어가 사물에 부여될 수 없다."(B37~38)
공간과 시간이 인간의 인식주관의 성질일 뿐이라는 것은 경험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유도된 것이라는 것이다.

칸트에 있어서 이러한 공간과 시간은 경험적 현상에 부여되는 형식적인 것으로서 현상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이라는 것을 다음의 언급에서 알 수 있다.
칸트는 공간에 대해 “공간은 외적 현상에 의존하는 규정으로 보아지지 않고, 외적 현상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으로 보아진다.”(B39). “공간은 오로지 외감 전(全)현상의 형식일 뿐이다. 즉 감성의 주관적 조건임에 틀림 없고 이 조건 아래서만 외적 직관이 우리에게 가능하다.”(B42).
칸트는 시간에 대해 “현상이 실재하는 것은 모두 시간 중에서만 가능하다.”(B46). “시간은 모든 현상일반의 선천적인 형식적 조건이다.”(B50).“자세히 말하면 (우리 마음의) 내적 현상의 직접적 조건인 동시에 바로 그런 까닭에 간접적으로 외적 현상의 조건이기도 하다.”(B50)
결국 공간과 시간은 경험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유도된 것으로서 현상을 가능하게 하는 현상의 형식이라는 것이다.

만약에 경험적 현상이 없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이런 경우 심성의 성질로서의 공간과 시간이 생각될 수 있을까? 즉 공간과 시간이 유도될 수 있을까?
경험적 현상이 없다면 공간과 시간도 생각될 수 없다. 즉 공간과 시간도 유도될 수 없다.
칸트에 있어서 공간과 시간은 경험적 현상과 관련하여 인간 심성으로부터 만들어진 것이다. 경험적 생각을 통해서 ‘공간이 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처럼, 경험적 현상을 통해서 공간과 시간을 현상의 형식으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국 ‘아인슈타인이 ‘시공간이 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그리고 ’칸트가 공간과 시간이라는 형식을 생각하게 된 것‘ 두 경우 모두 경험적 생각을 통해서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두 경우 모두 경험자체에서 유도된 것이 아니고 경험적 사고를 통해서 유도된 경험으로부터 독립적인 것이다.

이제 일반상대성이론의 핵심 내용인 중력장 방정식이 선천적(주석1) 판단임을 알아보기로 하자.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중력을 설명하기 위해서 중력을 휜 시공간으로 대치시켰다. 중력이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따라 시공간의 휨도 달라진다. 중력을 휜 시공간으로 대치시켰으므로 중력의 작용대신 휜 시공간의 모양을 논하면 된다. 중력에 의한 물질의 운동은 휜 시공간을 따라 물질이 움직이는 것으로 하면 된다. 그러므로 중력은 없고 휜 시공간만이 있을 뿐이다.

중력을 서술하는 문제는 휜 시공간을 서술하는 문제로 바뀐 것이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 휜 시공간을 서술하기 위해서 리만 기하학을 선택했다. 리만기하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중력이론인 일반상대성이론은 ‘시공간의 곡률 = 물질과 에너지’ 이라는 명제이다. 이 명제는 중력장방정식 G=KT( '일반상대론적 시공간' , <기본활동>, 2010, 10, 25, 참조) 으로 표현된다. G=KT는 리만기하학을 바탕으로 수학적으로 유도되었다.

모든 기하학은 선천적이다. 즉 모든 기하학은 경험과 독립적으로 성립되는 선천적 판단들로 구성된다. 그러므로 리만기하학도 선천적이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 휜 시공간을 서술하기 위하여 리만 기하학이 선택되는 과정도 선천적이다. 휜 시공간이란 경험 중에 실존하는 것이 아니고 경험적 사고를 통해서 상상해낸 경험과 독립적인 상상물이므로, 상상물인 휜 시공간을 서술하기 위해서 리만 기하학이 선택되는 과정은 선천적일 수 밖에 없다.
리만기하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중력장방정식 G=KT이 수학적으로 유도되었다. 수학적으로 유도되었으므로 선천적으로 유도된 것이다.
G=KT이 나오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선천적이다.

다시 정리하면, 리만기하학 자체가 선천적이고, G=KT을 서술하기위해 리만 기하학이 선택되는 과정도 선천적이고, G=KT의 수학적 유도도 선천적이므로, G=KT는 경험과 독립적으로 만들어진 선천적인 판단이다. 따라서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중력장방정식 G=KT은 칸트가 의미하는 선천적 판단인 것이다. 결국 일반상대성이론은 선천적 판단이다.

이와 같이 일반상대성이론 즉 G=KT는 경험과 독립적으로 만들어진 선천적 판단으로서, 칸트의 ‘선험적’이란 의미의 첫 번째 내용을 만족한다. G=KT는 칸트의 선천적 개념 혹은 선천적 직관과 대비된다.
(칸트에 있어서 ‘선험적’이란 의미를 다시 쓰면, 첫째 대상일반에 관한 선천적 직관들과 선천적 개념들이 어떻게 경험에서 독립적으로 유래될 수 있는가, 둘째 그것들이 어떻게 경험의 대상과 상관할 수 있는가, 바로 이 두 가지를 다루는 것이다.)

다음으로 G=KT에 관해서 칸트의 ‘선험적’이란 의미의 두 번째 내용을 살펴보자.
일반상대성이론에 있어서 핵심적인 내용인 중력장방정식 G=KT(K는 상수)은 물질과 에너지에 의해서 어떻게 중력장이 만들어 지는가, 즉 어떻게 시공간의 휨으로 표현되는가 하는 것을 알려준다. 물질은 휜 시공간을 따라 운동하고, 휜 시공간은 물질의 운동에 의해서 다시 모양이 바뀐다. 물질의 운동과 시공간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즉 물질과 에너지가 어떻게 시공간의 휨 즉 중력을 나타내고, 시공간의 휨 즉 중력이 어떻게 물질의 운동에 영향을 주는가를 말해준다.

이 선천적 표상 G=KT는 우리가 경험하는 중력현상과 물질의 운동에 관해서 경험이전에 미리 중력현상과 물질의 운동에 관한 규정(이 규정은 단순한 예측이 아니라 보편성과 객관성을 지닌 결론이다)을 함으로써 중력현상과 물질에 상관한다. 즉 G=KT는 물질 즉 대상에 관해서 중력과 관련된 현상들을 인식하게 함으로써, G=KT는 경험의 대상과 상관한다. 그래서 두 번째 어떻게 경험의 대상과 상관하는가의 문제도 설명되었다.

따라서 일반상대성이론 즉 G=KT를 다루는 것은, 대상일반에 관해서 선천적으로 가능한 인식방식을 다루는 것, 즉 ‘칸트가 의미하는 선험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일반상대성이론은 선험적 내용을 다루는 선험철학의 특징을 내포하고 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중력에 관한 선험철학이 수식으로 표현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주 석]

(주석1) ‘선천적’은 ‘경험에서 부터 독립적으로 우리 인식주관에서 부터 유래된’ 이란 의미로 볼 수 있다(B34, B39, B46, B90 참조).


[참 고 문 헌]

I. Kant, 최재희 역, <순수이성 비판>, 박영사, 1989.
I. Kant, N. K. Smith 역, "Immanuel Kant's Critique of Pure Reason", London,
Macmillan, 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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